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 오기입니다.
티스토리 블로그를 하다보면 아무래도 방문자수를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떤 경로로 독자분들이 제 블로그로 유입이 되는지 기록을 보게됩니다.
제 블로그로 가장 많이 들어오는 분들은 의사가 되는 과정에 대하여 궁금하신 분들이 과반수를 차지합니다. 비록 아직 일 방문자 얼마 되지 않는 블로그지만, 아래 링크의 글 덕분에 꾸준히 방문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입 키워드들을 보다보면 의과대학 교수가 되는 과정에 대하여 궁금하신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비록 필자는 의과대학의 교수는 아니지만, 학생 그리고 전공의 시절 교수님들과 나누었던 대화를 통해 어느정도 그 과정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여 이번 글의 주제는 의과대학 교수가 되는 과정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작하며 가장 먼저 이야기 할 점은 많은 분들이 모르실만한 내용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의대 교수는 두 부류로 나뉘어진다는 것입니다:
- 기초의학 교수
- 임상의학 교수
기초의학 교수는 말 그대로 의학과 관련된 기초적인 과목을 가르치는 분들입니다. 예를 들자면 의과대학의 가장 유명한 과목인 해부학, 그리고 이외에 생리학, 생화학, 약리학, 조직학 등의 과목들이 있습니다.
반면에 임상의학 교수는 실제 진료와 연관된 임상적인 내용을 강의하는 분들입니다. 우리가 흔히 병원에 가면 진료를 받는 각 과들을 가르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신장내과학, 정형외과학, 응급의학 등이 있습니다. 조금 낯선 과목들로는 진단검사의학, 조직학 등이 있습니다.
두 종류의 교수는 같은 의과대학 교수이지만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기초의학 교수는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대학 교수와 같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들의 본업은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고,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하여 연구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과대학에서 기초의학 교수의 강의는 주로 1학년부터 3학년(과거 본과 1학년) 정도 까지의 저학년 때에 이루어집니다. 물론 학교별 커리큘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이러한 과목들은 임상의학을 공부하는 것에 있어 기초가 되는 과목들이기 때문에 임상 과목에 선행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기초의학과 임상 과목들은 서로 연관 없는 내용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기초 과목 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의사자격증이 필수요건이 아닙니다. 물론 의학과 관련된 학문을 가르치는 만큼 의사일 경우 교수가 되는 것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은 있을 수 있지만 반드시 의사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로 필자의 학부시절을 떠올려 보면 기초의학 교수님들 중 의사였던 분들보다, 아닌 분들이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는 아무래도 의과대학 학생들이 의사가 되는 목적이 일차적으로 환자의 진료를 보고 치료를 하는 것인데, 학생 강의와 연구만 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입니다. 잘은 몰라도 급여 및 수입의 차이 또한 작용할 것이고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기초의학 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기타 학문의 교수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학을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대학원에 들어가서 학위도 취득하고 교수님의 연구를 돕는 등 커리어를 쌓으면서 기회가 되면 타이틀을 얻어내야 합니다.
운이 나쁘면 기회가 찾아오지 않는, 절대로 쉽지 않은 길입니다.
임상의학 교수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학병원 교수입니다
그들의 본업은 대학병원에 속하여 환자의 진료를 보는 것과 학생 강의, 그리고 연구입니다. 임상 과목들은 본격적으로 의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시작하는, 과거의 "본과" 시기부터 강의에 들어가게 됩니다. 즉, 고학년 의대생(4학년-6학년)들의 강의와 지도가 주가 됩니다.
필자가 보았을 때 임상 교수는 환자의 진료를 보고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거기에 더하여 학생 강의도 해야 하고 꾸준히 논문을 써야하기 때문에 기초의학 교수보다는 조금 더 고된 직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의사로서 본인이 취득한 의사자격증을 활용할 수 있고, 대학 교수로서 일도 할 수 있어 꽤나 메리트가 있는 직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필자는 시켜주지도 않겠지만 가르치는 것에 뜻이 없어 생각만 해 보았지 실제로 임상 교수를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대학병원의 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일단 의과대학을 졸업하여 의사자격증을 필수로 취득해야 합니다. 이후 인턴, 레지던트의 전공의 과정을 거쳐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뒤 펠로우 과정을 시작해야 함은 물론, 기초의학 교수가 되기 위해서와 마찬가지로 대학원 공부를 병행하여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여야 합니다.
펠로우가 되면 대학병원에서 교수 대우를 해주고 실제로 "교수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정식 교수라고 볼 수 없습니다. 교수 자리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자격은 다 갖추었지만 자리가 없으면 계속 펠로우로 계약을 연장하며 자리가 날 때까지 몇 년이고 기다려야 합니다.
이 또한 절대로 쉬운 길이 아닙니다.
필자는 의대 교수라고 하면 굉장히 존경하는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만약 본인에게 의대 교수를 하겠냐고 하면 살짝 고민은 해보겠지만, 아마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학병원 교수는 그만큼 되기까지의 과정이 힘들고 쉽지 않으며, 명예롭지만 일반적으로 의사의 평균 수입보다 벌이도 약간 낮을 뿐더러,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논문을 써내야 하는 고충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명 메리트가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독자분들께서는 혹시라도 본인의 자녀를 의대 교수로 만들고 싶어도 워낙 힘든 길인 만큼 절대로 강요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본인 스스로가 원하면 무조건 도전해 보는것이 바람직하고 말입니다.
그러면 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시어 감사드리며,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는 정보였으면 좋겠습니다. 또 재미난 주제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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