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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 오기입니다.

 

 

벌써 제 블로그의 6번째 포스팅이네요. 사실 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주된 목적은 일반인들에게 필요한 의학적 지식 및 상식의 전달, 그리고 제가 진료를 할 때에도 참고할 수 있을 정도의 전문적인 지식의 공유에 있습니다.

 

 

하지만 글을 하나, 둘 쓰다보니 이외에도 많은 분들께서 궁금해 하거나 혹은 흥미를 가질만한 내용들이 쏙쏙 떠올라 이렇게 포스팅 범위를 확대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 제가 여러분께 전달하고 싶은 내용은 대한민국에서 의사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과정이 어떤 것들이 있는가입니다.

 

 

혹시 호기심이 생기시나요?! 그렇다면,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어린이들의 장래희망에 최우선으로 꼽히던 것은 가수, 아이돌, 연예인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던 것이 요즘 어린이들에서는 유튜버, 크리에이터 등으로 변화되었죠. 과연 아이들이 이러한 직업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그만큼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고 유망한 직업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어렸을 당시에는 반에서 장래희망을 조사하면 십중팔구 대통령, 과학자, 의사가 거론되었습니다. 그만큼 당시에는 의사 또한 유망한 직업으로 꼽혔던 것 같습니다.

 

 

 

 

예전 만큼의 인기는 없더라도 요즘에도 성적이 좋은 수험생들의 상당수가 의대를 목표로 공부를 하고있을 것입니다. 그런 수험생들, 그들의 부모님, 그리고 그냥 궁금하신 여러분들께 우리나라의 의사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당연하게도 의사가 되는 과정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의과대학에 진학하는 것부터 시작이 됩니다. 사실 이 과정부터 쉽지 않은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많은 학생들이 의대를 지망하는 만큼 그 커트라인 또한 무척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의과대학에 입학하였다고 하여 바로 의사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부터 거처야 할 수많은 단계가 남아있기 때문이죠.

 

 

제 학부시절에는 의과대학은 2년간의 예과 과정과 4년간의 본과 과정으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예과 과정에서는 생물확, 생화학, 수학 등의 기초 과목과 교양 과목들을 배우게 되고, 본과에서는 본격적으로 해부학, 생리학, 병리학 등의 의학에 대하여 공부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요즘에는 굳이 예과와 본과를 구분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의대 1, 2학년 때부터 어려운 본과 과목에 입문하게 되는 것이죠. 좋게 보면 4년만에 끝내야 할 내용을 6년 동안 천천히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면에 유급을 당할 확률이 올라간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의대의 유급 제도에 대해서는 추후 다른 포스팅에서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링크를 참조하여 주세요)

 

대한민국 의대 졸업이 어려운 이유 - Feat. 유급(留級) 제도

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 오기입니다. 의과대학, 많은 학생들이 그토록 입학하고 싶어하는 학과입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보았을 것이고, 의대에 대하여 알아보았을 것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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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4년 동안 다니는 대학을 의대생은 6년을 수료하여야 졸업할 수 있습니다. 이미 대학을 졸업하는 단계에서 다른 학과에 진학한 학생들보다 2년이라는 시간이 더 걸리는 것입니다. 겨우 2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수업과 시험의 반복인 의대 생활 2년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랍니다.

 

 

그렇게 쉽지 않은 6년의 생활을 무사히 완료하고, 의사국가고시에 통과하면 국가전문자격인 의사 자격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자, 드디어 꿈에 그리던 의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우리 나라에서는 전문의 자격등을 취득한 의사가 과반수 이상이기 때문이죠.

 

 

물론 졸업을 하고 바로 개원을 하여 진료를 보는 방법도 있긴 합니다만, 이제 막 졸업한 의대생은 실제로 아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또한 수많은 진료과 중에 단 하나에라도 전문이 아닌 상태입니다. 그런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는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선배들이 그래왔듯, 자연스러운 코스로 전공의 과정을 밟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 전에 남자 의사의 경우에는 군대를 다녀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의사의 군대 복무에 관하여는 추후 포스팅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전공의 과정이란 학생 신분에서 벗어나 실제 의사로서 병원에서 업무를 수행하며 본인이 전공하는 과에 대하여 배우며 수련하는 과정입니다. 세부적으로는 인턴 과정 1년과 레지던트 과정 4년이 있습니다.

 

 

인턴 때에는 1년동안 여러가지 의과를 4주 간격으로 돌아가며 근무하여 경험을 하게됩니다. 이 과정에서 본인이 전공하고 싶은 과를 골라서 지원하여 레지던트가 됩니다.

 

 

많은 의사들이 절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과거 1순위로 인턴을 꼽습니다. 24시간 바쁘게 돌아가는 병원에서 온갖 궂은 일을 해내가며 육체적으로, 심적으로 힘든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의사는 3D 직업이라고 하는데, 그 가장 적합한 시기가 바로 인턴 때입니다.

 

 

 

 

 


 

 

무사히 인턴을 수료한 뒤 본인이 원하는 과를 선택하여 레지던트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습니다.

 

 

레지던트 과정을 밟는 4년간은 환자에 대한 직접적인 선택과 책임을 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인턴 때는 그저 시키는 일만 하면 된다면, 레지던트 때부터는 주치의로서 환자 상태를 파악, 판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더욱 심적으로 힘든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길고 긴 레지던트 과정을 수료하게 되면 이제 전문의 시험을 치를 자격이 생기게 됩니다. 환자를 보느라 바쁘지만 틈틈이 시간을 내어 공부를 하여야만 합격의 기쁨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갖은 노력 끝에 전문의 시험에 합격하게 되면 드디어 전문의 자격을 획득하게 됩니다. 여기서 아직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남자 의사의 경우 군복무를 이행하여야 합니다.

 

 

전문의가 되고 나면 펠로우라는 과정이 있습니다. 바로 세부 전공을 하는 과정입니다. 예를 들면, 내과의 경우에는 심장혈관내과, 내분비내과 등의 세부 과를 선택하여 전공하고, 일반외과의 경우 간/담도/췌장, 갑상선/유방 등을 전공하게 되는 것입니다.

 

 

펠로우 과정 역시 필수가 아닌 선택입니다. 제가 선태한 응급의학과의 경우 펠로우 과정을 하는 경우가 흔치 않습니다. 하지만 내과, 외과 등의 경우에는 대부분 펠로우 과정을 밟게 됩니다.

 

 

[The Long Road Ahead by Jon Rawlinson,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The_Long_Road_Ahead.jpg, CC BY]

 

 

이렇게 기나긴 과정을 모두 겪게 되면 한 명의 어엿하고 믿음직스런 의사가 될 수 있습니다.

 

 

정리해보자면 의과대학 6년,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 군복무 3년 2개월(남자의 경우), 펠로우 1-2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합니다.

 


추가내용 : 의대 교수가 되는 과정이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의과대학 교수가 되는 과정

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 오기입니다. 티스토리 블로그를 하다보면 아무래도 방문자수를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떤 경로로 독자분들이 제 블로그로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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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에서는 대한민국에서 의사가 되려면 거처야 하는 과정에 대하여 다뤄보았습니다. 재밌게 읽으셨나요?

 

 

사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의사에 대한 이미지가 갈수록 좋지 않게 되어가고 있어 많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저만 하더라도 일을 하면서 "돌팔이," "돈 벌려고 환장했다," "의사 새끼" 등 좋지 않은 이야기를 수차례 들어보았습니다.

 

 

이번 글을 통해서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얼마나 험난한 과정을 겪는지 한 분이라도 더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돌팔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십 년을 넘는 기간을 공부하였고, 그 기간동안은 물론 현재까지도 정해진 월급만 받아왔으며 (검사를 더 한다고 취업한 의사가 돈을 더 받지는 않아요 ^^;;) 인격 모독을 당할 정도로 함부로 환자를 상대하지 않았거든요...

 

 

어쩌다 보니 재밌게 시작한 글에 푸념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포스팅을 재밌게 읽어주셨길 바라며 본 글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 물어봐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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