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반응형

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 오기입니다.

 

 

응급실에서 일을 하다보면 이런저런 일들을 겪게 되는데요, 그 중에 한 가지가 현재 일하는 병원에서 입원 병실이 부족하거나, 응급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환자가 입원이 필요한 과의 전문 선생님이 출장을 가 있는 등 환자가 입원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가게 되는 경우입니다.

 

 

그 외에도 연고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싶다거나 현재 의료진과의 신뢰관계가 무너져 타병원으로 전원을 가는 경우도 있고, 입원 기간이 오래되어 어쩔 수 없이 전원을 가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이렇듯 여러가지 이유에 의해서 많은 환자분들이 한 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가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병원간의 전원 시스템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원(transfer)이란 병원에서 병원으로 환자를 이동하는 것을 뜻합니다. 즉, 그 이동은 반드시 병원에서 시작되어 병원에서 끝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그리고 전원을 결정하고, 문의하고, 준비하여 이송시키는 주체가 의료인, 즉, 의사여야 합니다.

 

 

그러므로 119 구급대원이 사고 등의 현장에 출동하여 환자를 이송하는 것은 단순히 병원 이송일 뿐 전원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환자가 한 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퇴원한 뒤 혹시나 다른 병원에서 다른 소견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진료를 보는 "의료쇼핑" 또한 전원이 아닙니다.

 

 

 

 

보통 전원이 이루어지는 사유는 이외에도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응급실 진료를 본 환자가 입원치료가 필요하나 입원 병실이 부족하다
  2. 응급실 진료를 본 환자가 입원치료가 필요하나 입원이 필요한 과의 의사가 부재중이거나 과가 없다
  3. 응급실 진료를 본 환자가 입원치료가 필요하며 환자 및 보호자가 연고지 병원 등 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희망한다
  4. 응급실 진료를 본 환자가 응급수술이 필요하나 응급 수술이 불가능하다
  5. 응급실 진료를 본 환자가 응급수술 후 입원이 필요하나 입원 병실이 부족하다
  6. 응급실 진료를 본 환자가 입원치료가 필요하나 환자 및 보호자와 의료진의 신뢰관계가 깨져 전원을 희망한다
  7. 입원 중인 환자의 입원기간이 너무 길어져 부득이하게 타병원으로 옮겨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8. 입원 중인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었으나 입원 중인 병원보다 상급 병원에서 치료가 필요하다
  9. 입원 중인 환자 및 보호자가 연고지 병원 등 타병원에서 치료를 희망한다
  10. 입원 중인 환자 및 보호자와 의료진의 신뢰관계가 깨져 전원을 희망한다

 


 

전원을 간다고 하면 많이들 생각하는 것이 바로 구급차를 통한 이송입니다.

 

 

 

 

여기서 사용되는 구급차는 이전에 다루었듯이 119 구급차가 아니며, 사설구급차입니다. (두 가지 구급차에 대한 차이점을 잘 모르시겠다면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119 구급차와 사설구급차의 차이

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 오기입니다. 응급환자를 현장에서 병원으로, 혹은 병원에서 병원으로 이동시키는 안전면서도 가장 흔한 수단은 바로 구급차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실제로 운��

naman-bora.tistory.com

 

 

하지만, 환자가 전원을 가는데 있어 구급차는 필수 요소가 아닙니다. 즉, 환자의 상태가 양호하다면 보호자가 운전하는 일반 승용차로도 병원간 이동이 가능한 것입니다.

 

 

물론 환자와 보호자가 원한다고 하여 무조건 승용차로 전원을 가는 것은 안 됩니다.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자차로 이동하여도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어 위독해질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경우에 가능합니다.

 

 

보통은 급성 충수염, 급성 담낭염 등 응급 수술이 필요하나 환자의 상태가 수시간 내에 급격하게 나빠질 가능성이 높지 않은 질병의 경우에는 자차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이외에도 환자가 폐렴이 진단되었고 입원치료가 필요한 상태이기는 하나 그 상태가 산소 및 항생제를 당장 투여하지 않아도 급격히 나빠지지 않는 상태라면 자차로 이동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무엇이 되었든 가장 안전한 것은 구급차를 통한 이동이기는 합니다만, 구급차를 이용하는 비용 등을 고려하여 의료진이 가장 적절한 판단을 내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원을 가는 것에 있어 이송하는 수단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전원 문의입니다.

 

 

전원 문의는 환자를 이송하는 병원에서 이송받을 병원에 환자의 상태에 대한 설명을 하고, 해당 병원이 환자를 수용할 능력 및 상황을 파악하여 양측 병원이 전원에 대한 합의를 하는 과정입니다.

 

 

만약 환자가 한 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무작정 간다면 해당 병원에도 입원실이 부족할 수 있고, 환자를 치료할 의사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무턱대고 타병원으로 환자가 가는 것을 의료진들 사이에서는 밀고 들어간다고 표현하며, 전원 문의를 하지 않고 타병원에 환자를 전원 보내는 것을 던진다고 표현합니다.

 

 

필자가 당했던 어이없는 던짐이 하나 있는데, 아래 링크의 글을 봐주시길 바랍니다.

 

 

내가 한의원에 가지 않는 이유 ② - Feat. 사혈치료와 과호흡

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 오기입니다. 사실은 지난 1편을 쓰고 다른 질병 등에 대한 유익한 글을 쓰려다가, 물밀듯이 떠오르는 기억이 있어 이렇게 바로 이어서 2편을 작성하게 되었습니��

naman-bora.tistory.com

 

 

아무튼 결론적으로 전원 문의를 생략하고 전원을 가게된다면, 이동한 병원에서도 입원 및 치료가 불가하여 다시 또 전원을 가게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으므로 전원 문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리를 하자면 환자가 전원을 가기 위한 단계를 다음과 같습니다:

  1. 입원한 병원에서 전원을 가게 된 사유가 발생한다
  2. 환자가 전원을 가도 안전한지 주치의가 판단하고, 전원의 위험성에 대하여 보호자와 상의한다
  3. 주치의가 환자가 전원을 가게 될 병원에 전원문의를 하여, 해당 병원의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한다
  4. 전원을 가게 될 병원이 정해졌다면 주치의는 환자가 이송 과정에서 상태가 나빠지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5. 수용하는 병원에서 환자에 대하여 파악할 수 있도록 환자의 진료기록과 진료의뢰서 등의 서류를 준비한다
  6. 사설구급차 혹은 자차 등을 통한 이동 수단으로 환자를 이송한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환자의 전원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 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환자가 이동하는 그 과정에서는 주치의가 재빠르게 환자의 상태 변화를 발견하고 적절한 응급처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환자는 이송 중에 위험에 노출이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병원에서 모든 환자를 적절하게 치료할 수 있는 이상적인 상황은 항상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원 제도가 있는 것이 한 편으로는 참 다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병원간 전원 시스템은 주치의 사이의 전화통화에 의존하여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는 전화연결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전원 문의 과정이 한없이 길어질 수 있다는 단점을 안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더욱 획기적인 시스템이 개발되어 더욱 원활한 전원이 이루어지길 기대하며, 이번 글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