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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 오기입니다.

 

 

제 블로그 통계를 보다보면 많은 분들께서 어떠한 궁금증을 가지고 블로그를 방문해주시는지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질병 또는 의학적인 내용이 궁금해서 들어오시는 분들도 상당수 계시지만, 아직까지는 의사라는 직업 자체에 대하여 검색해 들어오시는 분들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만큼 의사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때문에 감사하단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의사가 되는 과정, 인턴, 레지던트, 전공의 등에 대하여 다루었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그 중 가장 낮선 존재라고 할 수 있는 전임의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전공의 파업에 이어, 전임의 또한 파업에 동참한다는 뉴스가 뜨며 많은 분들께서 "둘의 차이가 뭐야?" 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전공의, 전임의, 전문의... 중간 글자만 다르고 비슷비슷해 보이는 단어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전공의에 대해서는 이전 글에서 다루었었으니 아래 링크를 참조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의사 전공의란 무엇인가 - 전공의 전문의 무슨 차이?

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 오기입니다. 블로그를 하다보면 많은 분들께서 의사라는 직업, 의사가 되는 과정, 그리고 의사가 어떠한 일은 하는지 등등 의사에 대하여 관심이 많은 것을 느낍

naman-bora.tistory.com

 

 

간단하게 말하자면 전임의는 전공의와 달리 이미 전문의 자격이 있는 세부 전공을 하는 대학병원 의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임의 제도는 영어로 fellowship 제도라고 부릅니다. 때문에 의사들 사이에서는 전임의를 한글 용어로 부르기 보다는 펠로우(fellow)라는 용어로 더 자주 부릅니다.

 

 

펠로우는 인턴, 레지던트와는 달리 이미 전공의 수련과정을 수료하여 전문의 시험을 보고 자격을 획득한 의사들입니다.

 

 

전공의 수련이 끝난 의사들은 네 가지 진로 중 하나로 나가게 됩니다:

  1.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남자 의사 : 공보의 혹은 군의관으로 군복무를 시작
  2. 직접 병원을 개원하여 운영한다
  3. 촉탁의 또는 페이닥터로 월급받고 병원에 취직한다
  4. 대학병원에 남아 펠로우 과정을 수료한다

 

 

여기서 4번이 바로 전임의, 펠로우입니다. 그렇다면 펠로우는 어떤 일을 하게 되는 것일까요?

 

 

바로 본인이 전문의 자격증을 딴 과에 대한 세부전공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내과, 외과, 정형외과 등등 알고있는 각종 과들은 한 층 더 파고들면 여러가지 세부과들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자면, 내과 전문의는 소화기내과의 간담췌를 세부전공 할 수 있고 일반외과의 경우에는 유방갑상선, 정형외과 같은 경우에는 족부 등이 있습니다.

 

 

필자가 전공한 응급의학과 또한 소생, 중환자, 중독, 환경 등 여러가지 세부 전공이 있습니다.

 

 


 

이렇게 펠로우 과정은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3년 정도를 하게 되는데 그 과정은 몹씨 어렵고 힘듭니다.

 

 

 

 

전임의는 한 명의 전문의로서 전공의 때보다 업무범위가 넓고 일이 많습니다.

 

 

펠로우는 교수님의 입원환자의 관리는 물론 본인 또한 외래 진료를 보고 본인 앞으로도 환자를 입원시킵니다. 수술 또한 교수님을 돕는 것은 물론 직접 수술을 집도하기도 합니다. 물론 업무 범위는 과별로 다르기 때문에 일일이 다 언급하기는 어렵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 80시간으로 전공의 근무시간을 제한하는 전공의 특별법이 생긴 후로는 전공의 부재시 생기는 틈을 매꿔야 하기 때문에 레지던트 업무또한 하여야 합니다.

 

 

의사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펠로우 과정을 자조적으로 "펠노예"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이야기하곤 합니다.

 

 

 

 


 

 

이렇게 힘듦에도 불구하고 보편적으로 펠로우 수련을 하게되는 이유는 바로 대학병원의 교원으로 남아 최종적으로 대학병원 교수가 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원한다고 하여 모든 전임의가 정식 교수가 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교수라는 직위에는 대학별로 정해진 숫자가 있기 때문에 펠로우 과정을 수료하였다고 하여 모두가 교수의 직위를 얻을 수 없는 것이지요.

 

 

[Professor Evgeny Vatev Vatev, Doctor of Science by Evgeny Vatev Vatev,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Professor_Evgeny_Vatev_Vatev,_Doctor_of_Science.jpg, CC BY]

 

 

즉, 대학병원 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자리"가 나야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병원 교수는 "하늘이 정해준다"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입니다.

 

 

운이 좋은 경우에는 펠로우 1년만 하고도 교수 임용이 되는 반면, 자리가 나지 않으면 한없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필자는 교수님이 되기 위해 9년간 펠로우 신분으로 일을 한 선생님도 보았습니다.

 

 


 

병원마다 다르겠지만 전임의의 경우 전공의 때보다는 월급이 올라가지만 급여가 그렇게 넉넉한 편은 아닙니다. 이 또한 전공의와 마찬가지로 시급으로 계산하였을 때 최저시급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대생과 의사들 사이에서는 대학병원에서 교수를 하기 위해서는 집이 잘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실제로 어느정도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필자는 집이 잘 살지 못하고, 도저히 그 힘든 과정을 이겨낼 자신이 없어 전임의 과정을 수료하지는 못하였습니다. 때문에 펠로우 선생님들에 대해서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이번 글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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