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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 오기입니다.

 

 

최근에 정부의 4대악 의료정책에 의해 발생하였던 의사들의 파업이 의협 회장이라는 사람의 뜻밖의 배신으로 인한 내부 분열로 인해 사실상 흐지부지해지며 정부의 승리로 끝이난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든 일단은 정부의 무리한 공공의대 설립 및 의대생 증원에 대한 정책은 유보 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언제든 다시 정책이 추진될 수 있는 불안한 상태가 되었고, 이외에도 첩약 급여화 등 정책은 계속 물어붙이는 것 같습니다. (첩약 급여화가 가지는 부정적 의미에 대하여는 추후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상황이 흐지부지 되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분들께서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를 아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포스팅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2018년도에 보고되었던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를 통해 이번 공공의대 게이트의 시작을 장식했던 의사인력이 부족하다는 정부의 주장의 모순에 대하여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는 2018년도에 시행되어 올해 2월 5일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등록되었습니다.

 

 

출처 : 보건복지부

 

 

링크 : 링크 : www.mohw.go.kr/react/jb/sjb030301vw.jsp?PAR_MENU_ID=03&MENU_ID=032901&CONT_SEQ=352714

 

정보 > 연구/조사/발간자료 > 전체 내용보기 "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 | 힘이 되는 평생 친구, 보

연구/조사/발간자료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등록일 : 2020-02-05[최종수정일 : 2020-03-31] 조회수 : 16244 담당자 : 이석준 담당부서 : 의료자원정책과 정책보고서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를 붙임과

www.mohw.go.kr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파일 켜보시면 무려 679 페이지나 되는 PDF 파일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파일은 사실 의사 인력이 부족하다 혹은 넘친다에 대하여 연구 및 조사를 한 내용은 아니고,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종사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와 문제점 등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실태를 조사하는 것에 있어 의사의 수가 부족한지, 충분한지 또는 넘치는지에 대한 내용은 당연히 포함이 되어있는 것이 정상이겠습니다.

 

 

사실 너무 내용이 방대하고 많아 필자 또한 이 파일을 전부 확인해보지는 못했으며 의사와 관련된 내용 위주로 보았습니다. 본 글은 "요약" 파트와 "제 17절" 내용을 핵심으로 하여 작성되었습니다.

 

 

혹시라도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전체적으로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 도움이 되실 수 있습니다. 필자가 보기에는 시간낭비.

 


 

우선 보건복지부에서는 OECD 국가들과 비교하여 의사 인력 현황을 이야기 합니다.

 

 

출처 : 보건복지부 /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p4

 

여기서 보면 우리나라의 의사 수는 그 지겨운 OECD 평균 3.3명보다 낮은 2.3명으로 현 상황에서 OECD 국가들과 비교하였을 때 의사수가 적은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이외에도 언급되는 내용이 의사 수 연평균 증가율은 3.1%로 OECD 평균 1.2% 보다 높다, 국토면적 대비 의사의 밀도는 다른 OECD 국가들보다 높다 등의 내용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국민 1인당 의사 방문 횟수가 OECD 국가 중 최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분명 지금 상태에서는 우리나라에는 의사 수가 평균보다 적습니다.

 

 

출처 : 보건복지부 /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p5

 

 

한 가지 요약표를 보시겠습니다. 의사인력 현황을 보여주는 표입니다.

 

 

해당 표에서는 앞서 언급되지 않은 한 가지 내용이 있으니 바로 65-74세 의사 비율입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에 비해 젊은 의사의 비율이 높으며, 의사 증가율을 고려하였을 때 빠른 속도로 의사수가 늘어날 것임을 보여주는 표입니다.

 

 

출처 : 보건복지부 /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p5

 

 

보다 간략하게 볼 수 있게 그림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즉, 우리나라는 현재 의사 수도 부족하고 국민들이 진료를 많이 보는 상황이지만, 의사밀도도 높고 젊은 의사도 많고 의사 수 증가율 또한 높다는 것입니다.

 

 

 


 

보건의료인력 운용의 문제점 및 향후 과제라는 부분과 결론 부분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출처 : 보건복지부 /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p54

 

 

출처 : 보건복지부 /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p61

 

 

해당 내용들을 보면 현재 상황에 대하여 정확하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1. 우리나라 의사 수는 현재 OECD 평균보다 적다
  2. 근무요건이 좋은 과로 전공의 쏠림 현상이 있다
  3. 지역별 불균형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진료를 받기 어렵다
  4. 우리나라 국민들은 병원을 많이 방문한다

 

그리고 여기까지만 보았을 때 근본적으로 의사수를 늘리면 위의 1-4번까지 모두 해결될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전 글에서도 제가 언급하였듯,

  1. 우리나라 의사 수는 현재 OECD 평균보다 적으나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수년 후에는 평균을 넘을 것이며
  2. 아무리 의사 수를 늘린다고 하여 근무요건이 열악한 과를 자발적으로 선택할 의사는 거의 없으며
  3. 의사 수가 아무리 늘어도 모두가 피하는 지역의 병원수가 늘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 서울에 쏠려있는 의료인력은 수가제도의 개선과 기피과와 의료취약 지역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을 통해, 즉 시스템 적인 개선을 통해 얼마든지 전국적으로 재분배 가능할 것입니다.

 

 

고작 공공의전을 설립해 10년 동안 의사 4천명을 늘린다고 해결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그렇다면 보건복지부는 정말 근본적인 해결책을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는 것으로 보았을까요?

 

 

출처 : 보건복지부 /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p512

 

 

"제 17절 보건의료인력 운용의 문제점 및 향후 과제" 파트에서는 보건복지부가 현재 대립되고 있는 두 의견을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출처 : 보건복지부 /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p517

 

 

뿐만 아니라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는 방안으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의사 수가 부족한 것은 필자 또한 동의하는 바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 수가 많아져야 한다는 것 또한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분명 객관적인 정보를 토대로 보았을 때 우리나라의 의사 수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굳이 거기에 당장 효과도 없을, 10년도 더 지난 후에 활동할 의사 4천명을 선발하겠다고 이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정부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또한, 그렇게 빠르게 늘어나는 의사들 중 흉부외과, 비뇨기과 등의 비인기 과를 선택하는 후배들은 손에 꼽습니다. 과연 이대로 의사수가 늘어나도록 해주기만 하면 그러한 소위 "비인기 과"에 의사들이 채워질까요?

 

 

의사는 공공재가 아닙니다. 어느 부서에 일하든 비슷한 대우와 급여를 받고 비슷한 강도의 일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위 "인기 과"와 "비인기 과"가 발생하고 지역간에 의료의 질과 공급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무작정 의사를 증원할 방법만 모색할 것이 아니라, 이러게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불균을 최대한 해소하여 정말 필요한 분야에도 의사들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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