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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 오기입니다.

 

 

뉴스를 보던 중 최근에 안산 유치원에서 소위 햄버거병으로 유명한 용혈성 요독 증후군이 아이들 사이에서 집단적으로 발생하였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용혈성 요독 증후군은 과거에 해당 질병에 걸린 아이의 부모가 주장하길 아이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나서 병에 걸렸다고 주장하여 여러가지 논쟁을 낳았고, 이로 인해 햄버거병이라는 이름으로 대중에게 알려지게 된 병입니다.

 

 

햄버거를 먹고 발생하는 것으로 알기에, 흔히 식중독 혹은 장염 정도로 생각할 수 있으나, 용혈성 요독 증후군은 환자를 심각한 상태로 빠뜨릴 수 있는 위험한 질환입니다.

 

 

이번 오기의 의학 상식에서는 햄버거병으로 유명한 용혈성 요독 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용혈성 요독 증후군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어 감염 카테고리에도 들어갈 수 있는 주제이나, 주로 성인보다는 소아에서 흔히 발병하기 때문에 소아 카테고리에 포함하였습니다.

 

 

이 병이 햄버거병으로 유명해진 것은 1980대 미국에서 덜 익힌 패티로 만든 햄버거를 먹고 병에 걸린 환자들이 발생하면서부터 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햄버거 뿐만 아니라 멸균되지 않은 우유, 주스, 날 과일과 야채 등을 포함한 여러가지 음식을 통해서도 용혈성 요독 증후군에 걸릴 수 있습니다.

 

 

용혈성 요독 증후군은 그 원인이 되는 균에 따라서 전형적과 비전형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 중 전형적 용혈성 요독 증후군이(typical HUS) 90% 이상을 차지하며, 비전형적 용혈성 요독 증후군(atypical HUS)는 나머지를 차지하여 드문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형적 용혈성 요독 증후군은 그 유명한 병원성 대장균 O157(E. coli O157:H7)에 의해서 발병을 하며, 비전형적 용혈성 요독 증후군의 경우에는 시겔라(Shigella), 예르시니아(Yersinia), 캄필로박터(Campylobacter), 살모넬라(Salmonella) 등의 다양한 균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용혈성 요독 증후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형적 용혈성 요독 증후군에 집중하여 설명을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병원성 대장균 O157 (이하 대장균)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대장균은 쉬가독소(Shiga toxin)라는 독성 물질을 배출하고 이를 장에서 흡수하게 됩니다.

 

 

 

 

장을 통해서 흡수된 독소는 순환기계로 퍼지게 되며 혈관 내피세포의 손상을 일으켜 미세혈관내혈전(microangiopathic intravascular thrombosis), 적혈구 용혈, 혈소판감소증, 그리고 사구체관류의 감소를 일으킵니다.

 

 

즉, 용혈성 요독 증후군의 특징적인 세 가지 요소를 꼽자고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미세혈관성 용혈성) 빈혈
  • 급성 신장병증 혹은 신부전
  • 혈소판감소증

 

 

 


 

앞서 설명한 병태생리를 생각해보면 용혈성 요독 증후군의 임상적인 증상과 병의 진행 양상에 대하여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용혈성 요독 증후군은 마치 식중독 혹은 장염에 걸린 것처럼 구역, 구토 등의 위장관 증상으로 시작됩니다. 이외에 동반될 수 있는 증상으로 혈변과 발열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위장관 증상은 약 1-2주 이내에 호전되며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용혈성 요독 증후군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장염 증상이 소실되면 환자는 창백, 부종, 핍뇨(소변량의 감소), 숨참 등의 증상이 발생합니다.

 

 

이런저런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인 만큼 증상만으로 용혈성 요독 증후군을 진단해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의심을 통해 진단에 도움은 될 수 있습니다.

 

 

환아가 장염 증상과 함께 혈변이 있었고, 증상이 좋아진 뒤에 갑자기 붓고 소변량이 감소한다면 반드시 용혈성 요독 증후군을 의심하여 병원에 가보아야 합니다.

 


 

용혈성 요독 증후군 환자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검사는 대변검사와 혈액검사가 있습니다.

 

 

이 질병을 진단하는 것에 있어 대변검사를 통해 잠혈반응, 쉬가독소, 그리고 대장균을 배양하는 것이 확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가장 확실한 것은 대장균을 배양해내는 것이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혈액검사에서는 앞서 이야기 했던 빈혈의 유무, 그리고 적혈구의 모양을 관찰하여 용혈 소견이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혈소판 수치가 감소하였는지를 확인하고 신장 수치 등을 확인하여 진단 및 치료에 이바지 할 수 있습니다.

 

 

혈액검사는 대변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빨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과, 단순히 질병이 맞는지 아닌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닌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대변검사와 마찬가지로 중요합니다.

 


 

안타깝게도 용혈성 요독 증후군을 일으키는 쉬가독소에 대한 해독제, 항독소 등은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용혈성 요독 증후군의 치료는 대증적인 치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용혈성 요독 증후군이 의심되거나 진단된 환아에서는 적절한 수액 공급과 만약 빈혈이 심하다면 수혈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만약 체내의 나트륨, 칼륨 등의 전해질 이상이 있을 경우 이에 교정이 필요하며, 급성 신부전이 발생할 경우에는 혈액투석까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용혈성 요독 증후군에 걸리는 환자 중 상당히 많은 정도인 55-75%에서 급성 신부전이 발생한다고 하며, 다행이 85%에서 신장 기능을 회복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약 15%에서는 신부전에서 적절하게 회복하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용혈성 요독 증후군 환자에서 항생제 또는 항연동약물을 사용할 경우 병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금기사항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소아에서 장염이 의심된다고 무작정 항생제 또는 장운동을 억제하는 약을 사용할 경우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혈성 설사를 하는 환아에서는 무조건 주의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용혈성 요독 증후군은 드물지만 만약 발병하면 병의 정도는 심한 질환입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위생에 대한 관념이 많이 발달되어 발병 확률이 더욱 낮습니다. 하지만 약간의 부주의로 인해 언제든지 발병할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합니다.

 

 

특히나 용혈성 요독 증후군이 이번 사건처럼 집단적으로 발병하는 경우는 전례가 없던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디 발병을 하게된 이유를 확실하게 알아내고, 앞으로는 이러한 질병이 유행하지 못하도록 정부 정책 차원에서, 그리고 일반 인구 사이에서도 주의하여 미래에는 이런 위험한 병에 걸리는 아이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이번 주제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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