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성 경련 - 아이가 열이 나다가 경련했어요 [Febrile convul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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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 오기입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고온의 환경과 관련된 응급 질환을 다루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열 경련 / 일사병 / 열사병 - 여름철 폭염 주의 [Heat emergencies]

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 오기입니다. 모두들 어린이날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어린이도 아니고 아이도 없어 그냥 평범한 공휴일을 보내는 기분이지만, 많은 분들께서 즐거운 한 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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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 제가 언급하였던 세 가지 질환 중에는 열 경련(heat cramp)이라는 질환이 있었는데요, 이것이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를 키우다가 경험하게 되는 열성 경련(febrile convulsion)과 이름이 비슷하여 헷갈릴 수 있습니다.

 

 

이번 오기의 의학상식에서는 열성 경련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경련은 근육이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급격하게 수축하는 현상입니다.

 

 

이는 사전적인 의미로 쉽게 와닿지 않을 수 있는데, 좀 더 간단하게 묘사를 해보자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온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떠는 모습을 일반적인 경련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의학적으로 깊이 들어가면 경련에는 다양하나 종류가 있으며 꼭 전신을 떨어야만 경련인 것은 아니긴 합니다.

 

 

경련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은 머리의 외상부터 중추신경계의 감염, 전해질 불균형, 부정맥, 약물 중독 등 다양한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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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되었든 소아에서 흔히 발생하는 열성 경련의 경우에는 전신을 떠는 양상의 긴장성 간대성(generalized tonic-clonic) 양상의 경련이 발생하며, 그 원인으로는 단순히 발열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열성 경련은 약 2-5%의 소아에서 발생하는데, 크게 단순 열성 경련(simple febrile seizure)복합 열성 경련(complex febrile seizure)로 나누어서 볼 수 있습니다.

 

 

단순 열성 경련은 6개월에서 6세 사이의 소아에서 38ºC 이상의 발열이 동반되면서 24시간 이내에 딱 한 번, 15분 이내에 끝나는 경련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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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성 경련에는 38ºC 이상의 발열이 동반된다

 

 

미국소아과학회에서는 단순 열성 경련이 발생한 아이에게는 혈액 검사, 영상 검사 및 뇌파 검사 등의 평가는 필요하지 않다고 권고합니다. 오히려 열성 경련을 유발하게 된 발열에 대하여 평가하고 치료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는 환아가 열성 경련을 하였다고 하여 추후에 경련성 질환을 앓게될 거라는 뜻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며,  열성 경련이 또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만약 아이가 열성 경련이 있었더라도, 나이가 7살이 될 무렵에 경련성 질환을 앓게 될 확률은 그렇지 않은 아이와 동일하다고 합니다.

 

 

즉, 단순히 한 번 발생한 열성 경련의 경우에는 경련 자체에 너무 집중하기 보다는 경련을 일으키게 만든 발열의 원인을 찾고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복합 열성 경련은 발열과 함께 국소적인 경련이 24시간 이내에 재발하고 15분 넘게 지속되는 것과 특별히 심각한 감염의 징후 없이 6개월 미만 혹은 6세 초과 된 소아에서 발생하는 경련입니다. 즉, 단순 열성 경련보다는 상태가 더 좋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복합 열성 경련에서는 오랜 기간 경련이 지속되는 만큼 항경련제 투여를 통해 경련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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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경련제 투여뿐만 아니라 비록 이어지는 경련을 예방하지는 못하다고 하나, 해열제를 통해 열을 낮추는 치료 또한 필요합니다. 물론 발열의 원인을 적극적으로 찾고 치료하는 과정 또한 필요하지요.

 


 

그렇다면 만약 내 아이가 열이 나다가 경련을 하게된다면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요? 앞서 설명드린 내용을 토대로 일단 빠른 시간내에 응급실로 방문하여 환아의 상태를 평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아이가 경련을 하였다고 하여 부모가 혼란에 빠져 우왕좌왕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열성 경련은 단순 열성 경련으로, 환아의 경련은 짧은 시간 안에 소실되며 재차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순 열성 경련을 하는 환아에서는 경련이 소실될 때까지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만약 아이가 복합 경련을 하고 있다고 하여도 현실적으로 병원 밖의 상황에서 항경련제를 투약하거나 다른 방법을 통해 경련을 멈추게 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부모가 어쩔 줄 몰라하고 가만히 있는 것은 아이의 상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병원으로의 빠른 이송이 필요하다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경련을 하는 과정에서 침 등의 분비물이 증가하거나, 구토를 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고개를 옆으로 돌려주고, 혀를 깨물어 피가 나거나 할 수 있으므로 나무 젓가락을 입에 물려주는 것이 도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하실 점은 아이가 혀를 깨문다고 급하게 손가락을 입에 물릴 경우 손가락을 심하게 다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비교적 큰 아이의 경우에는 절대 조심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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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아이가 열성 경련을 할 경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행동은 다음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1. 우선 최대한 빠르게 119에 신고하여 도움을 요청한 뒤, 구급대원이 도착하여 병원으로 이송할 때까지 나무젓가락을 입에 물려주고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려준다.
  2. 보호자가 두 명 이상이라면 한 명은 빨리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병원까지 운전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다른 한 명은 1번과 마찬가지로 무젓가락을 입에 물려주고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려준다.

 

 

 


 

열성 경련은 아이의 발달 및 성장에 크게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경련을 하는 아이를 목격하게 되는 부모 입장에서는 아주 큰 일처럼 느껴지며 마치 아이가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특히 여러번 겪게 되는 부모들은 비교적 침착할 수 있지만, 처음의 경우에 더욱 그러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들께서는 혹시라도 본인에게 이러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절대 당황하지 마시고, 당황 하시더라도 위의 내용을 잘 기억하시어 현명하게 대처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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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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