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 오기입니다.
응급실에서 일을 하다보면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자리 깔아도 되겠다"라는 말인데요, 이제 막 응급실에 도착한 환자의 진료를 보기도 전에 들어오는 모습만 보고도 이미 어떤 질환으로 왔는지 알아맞히는 경우들이 종종 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생겼습니다.
이렇게 환자의 모습만 봐도 대충 알 수 있는 질환으로 요관결석이 있습니다. 오늘 오기의 의학상식에서 다룰 질환은 이 요관결석이 되겠습니다.
요로결석은 일반인에게 그렇게 낯선 질병은 아닙니다.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요관결석이 말이죠. 고작 글자 하나 차이지만 요로결석과 요관결석은 엄연히 의미하는 바가 다릅니다.
요로결석은 요로(urinary tract)에 발생하는 결석(stone)을 뜻하는 반면, 요관결석은 구체적으로 요관(ureter)에 있는 결석(stone)입니다. 요로는 구체적으로 신장(콩팥), 요관, 방광, 요도가 있습니다. 기능적으로 보았을 때 콩팥에서 만들어진 소변이 요관을 거쳐 방광에서 저장되었다 충분히 쌓이면 요도를 통해 배출됩니다.
즉, 위의 사진에 보이는 요로의 어느 부위에든 돌이 있으면 요로결석이라 부르며, 요관(ureter)에 돌이 있는 것을 요관결석이라 부릅니다. (전립선은 요로에 속하지 않습니다)
사실 거의 모든 요로결석은 신장에서부터 만들어집니다. 결석은 소변에 용해된 소금(염)이 과포화되면 뭉치게되면서 고체화되는 과정을 통해 생성됩니다. 돌의 80%는 칼슘이 주 성분이며, 10%가 스투르바이트(struvite, magnesium-ammonium-phosphate), 그리고 10%가 요산이 주성분입니다.
아이러니하게 요로결석을 예방하겠다고 칼슘 섭취를 제한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칼슘결석의 발생을 더 증가시킨다고 합니다 (왜 그런 것인지는 굳이 본문에서 다루지 않겠습니다).
이론적으로 요로결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쉽게 말해 용매(소변)를 늘려서 찌꺼기들이 뭉쳐 돌이 되는 것을 막아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즉, 물을 평상시보다 많이 마시는 방법이 있습니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 여름철에는 그만큼 체내의 수분이 줄기 때문에, 소변도 감소하며 결석이 발생할 확률이 더 높습니다. 실제로 응급실에서 일을 하다보면 여름에 결석 환자들이 다른 계절 때보다 훨씬 많이 옵니다.
신장에서 만들어 진 요로결석은 크기가 많이 크지 않은 이상 별다른 증상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요로결석이 생겼을 경우 대부분이 1cm의 크기가 되지 않은 반면에, 성인 여성의 신장은 최소 10cm 그리고 남성의 경우에는 최소 11cm 정도로 크기가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관의 경우에는 말이 많이 다릅니다. 평균적으로 직경이 3-4mm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신장에서 만들어진 요로결석이 소변의 흐름에 따라 요관에 내려오면 그 때부터 요관결석으로 부릅니다.
요관결석이 소변이 내려가야 할 길이 막아버리게 되면, 빠져나오지 못한 소변이 콩팥에 머무르게 머무르며 축적되고 결과적으로 수신증(hydronephrosis)이 생기고 이 때부터 극심한 옆구리 통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저는 아직까지는 직접 겪어본 적이 없지만, 경험자들의 말에 의하면 이 통증은 살면서 그 전까지 한 번도 겪어본 적 없을 정도로 심하다고 합니다. 구급차에 실려온 환자가 옆구리를 부여잡고 데굴데굴 구르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요관결석임을 알 수 있는 것이죠.
여기서 의사가 환자의 아픈쪽 옆구리와 등 사이의 위치(늑골척추각)를 두들겼을 때 반사적으로 상체를 앞으로 내밀 정도로 통증이 유발되면 십중팔구 요관결석임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요관결석이 의심될 경우 꼭 필요한 검사로는 소변검사와 영상검사가 있습니다. 혈액검사 또한 감염(염증) 여부를 판별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소변검사가 요관결석을 진단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유는 결석이 요관을 지나가며 상처를 일으키며 혈뇨를 유발하기 때문인데, 검사 결과 소변에서 피가 보인다면 확진을 위해 영상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만약 혈뇨 외에 단백질이 보이는 농뇨(pyuria) 등이 보이면 요로감염 또한 동반되었음을 의심해야 합니다.
결국 요관결석을 확진하는데 필요한 것은 CT 검사입니다. CT 검사는 방사선으로 몸을 수백장의 컷(cut)으로 나눠 보기 때문에 정밀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입니다.
단순방사선사진(x-ray)에서도 돌이 보일 수는 있으나, 결석 외에도 보일 수 있는 석회화 병변들이 있기 때문에 확신을 갖지 못합니다. 물론 요관결석이 크기가 굉장히 작고, 또 하필 컷과 컷 사이에 위치하게 된다면 CT에서도 요관결석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임산부에서는 CT의 방사선량에 대한 우려 때문에 우선적으로 초음파를 시행해 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렇다면 요관결석의 치료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결과적으로 문제의 원인이 되는 결석이 어떤 방식으로든 제거가 된다면 치료가 됩니다. 결석의 제거에는 3가지 방식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로는 자연스럽게 돌이 소변으로 배출되기까지 기다리는 방법입니다. 요관결석의 자연 배출은 돌의 크기, 모양, 위치 등을 포함한 여러가지 인자들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여기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주로 크기입니다.
요관결석의 크기에 따른 4주 이내 자연 배출될 확률 | |
<5mm | 98% |
5-7mm | 60% |
>7mm | 39% |
두 번째 제거 방법으로는 초음파 쇄석술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초음파로 충격을 주어 돌이 깨지도록 한 뒤 소변으로 배출되게 하는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위의 두 방법으로도 해결되지 않거나 애초에 자연 배출을 기대하기에 결석이 너무 큰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수술방에서 전신마취를 한 뒤 내시경을 통해 제거를 하는 방법입니다.
위의 방법들도 결석을 해소하기 전까지는 돌에 의한 극심한 통증은 소염진통제 또는 마약성진통제로 조절하여야 합니다. 또한 탐술로신이라는 약물을 통해 소변 배출을 원활하게 하여 자연배출 될 확률을 더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만약 요로결석이 요로감염과 동반이 되었다면 항생제 치료도 같이 필요합니다. 특히 전신적인 증상인 발열 및 패혈증이 동반되거나, 검사 결과에서 콩팥 기능 저하, 심각한 고칼슘혈증이 보이는 등의 경우에는 입원치료까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요관결석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세 줄 요약을 해드리자면,
1. 갑작스럽게 극심한 옆구리 통증과 혈뇨가 있을 때 요로결석을 의심한다.
2. 빨리 응급실 가서 진통제 주사를 맞고 검사를 받아보아야 한다.
3. 어떤 방식으로든 결석이 빠져나오면 완치된다.
그러면 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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