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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의사 오기입니다.

 

 

응급의학과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정말 보잘 것 없지만 (다른 말로 하자면 일단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환자의 입장에서는 괴로운 질병들이 많습니다. 몇 일 전 포스팅한 요관결석이 그 중 하나였죠.

 

 

이번 오기의 의학상식에서는 특히 여자분들에게 거의 대부분 생기는 보잘 것 없지만 불편한 질병을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급성 방광염입니다.

 

 


 

우선 급성 방광염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급성이란 쉽게 말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질환을 뜻하며, 방광염이란 방광에 생기는 염증입니다.

 

 

Kidneys = 신장, Ureters = 요관, Bladder = 방광, Urethra = 요도, Vagina = 질 [Bladder and Nearby Organs (Female) by NIH Medical Arts, https://visualsonline.cancer.gov/details.cfm?imageid=4354]

 

 

지난 요관결석 포스팅에서도 한 번 언급했던 요로(urinary tract)입니다. 요관결석에 대해서 알고 싶으시다면 바로 아래의 링크를 참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요관결석 (요로결석) - 갑작스러운 극심한 옆구리 통증

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 오기입니다. 응급실에서 일을 하다보면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자리 깔아도 되겠다"라는 말인데요, 이제 막 응급실에 도착한 환자의 진료를 보기도 전에 들어오는..

naman-bora.tistory.com

 

 

요로는 콩팥에서부터 요관을 지나 방광과 요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소변이 생성되는 신장(콩팥)에서 시작되며, 만들어진 소변이 요관을 따라 내려와 방광에 저장되었다가 충분히 쌓이면 요도를 통해 배출됩니다. 즉. 방광염은 요로감염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방광은 요로 중 하부요로를 구성하는 장기 중 하나로써 소변을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일반적으로 소변이 배출되는 통로인 요도를 위장관계의 세균이 거꾸로 타고 넘어와 방광에서 자리를 잡고 자라게 되면 방광염에 걸리게 된답니다.

 

 

여기서 우리는 남성보다 여성이 급성 방광염에 더 자주 걸리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바로 남성은 요도가 긴 반면, 여성은 요도의 길이가 굉장히 짧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소변을 저장하는 저장고인 방광에 염증이 발생하게 되면 과연 어떠한 증상들이 발생할지 상상되시나요?

 


 

방광염은 보통 임상적으로 나타나는 증상들을 통해 진단을 내립니다.

 

 

이렇게 방광염을 임상적으로 진단하게 해주는 증상들로는 대표적으로 배뇨곤란(dysuria), 빈뇨(urinary frequency), 절박뇨(urgency), 혈뇨(hematuria), 아랫배의 뻐근한 양상의 복통이 있습니다.

 

 

만약 위의 증상들 보다는 질의 분비물 및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급성 방광염보다 질염, 자궁경부염, 골반염 등을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용어를 좀 풀어서 설명해드리자면 급성 방광염에 걸렸을 경우에는 소변을 볼 때 잘 나오지 않고 통증을 느끼며, 방금 소변을 보러 다녀왔는데도 계속 소변이 마렵고 참기 어려우며, 소변이 붉은 색깔로 나타나며, 아랫배의 통증이 동반된다는 것입니다.

 

 

배뇨곤란, 빈뇨, 혈뇨 등의 증상이 있을 시 급성 방광염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글의 서두에 제가 말씀드린, 생명에 지장은 없으나 환자의 입장에서 굉장히 괴로운 이유를 어렵지 않게 짐작하실 수 있겠죠.

 

 

이 쯤에서 한 가지 언급해야 할 점은 급성 방광염(하부요로감염)에서는 발열 증상이 동반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만약 앞서 거론한 방광염의 증상들도 있지만, 열이 동반된다거나 옆구리의 통증이 있을 경우에는 급성 방광염보다는 중증도가 더 높은 급성 신우신염(acute pyelonephritis)의 가능성이 더 높으니 가볍게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이렇게 증상들을 통해 방광염이 의심될 경우 소변검사 및 소변배양검사를 통해 방광염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변 검사에서는 혈뇨(hematuria)와 단백뇨(pyuria) 등의 결과를 통해 요로감염이 맞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 요로감염이 확인된다면 의사는 임상적으로도 의심되었고, 소변 검사에서도 요로감염이 확인되었으니 급성 방광염을 진단하여 약물 처방을 하게 됩니다.

 

 

소변배양검사의 경우에는 결과가 나오는데 몇일의 시간이 걸리는 검사입니다. 하지만, 방광염이 의심되는 환자에게서는 필수적으로 확인해보아야 할 검사이기도 합니다. 만약 처음에 처방하였던 항생제가 잘 듣지 않을 경우에 배양검사에서 자라난 균을 확인하고, 그 균에 맞는 항생제로 변경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방광염에 처방하는 약물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방광에 부적절하게 자리잡은 균을 제거하기 위한 항생제, 뻐근한 아랫배 통증과 방광의 염증을 줄여주기 위한 소염진통제, 그리고 두 가지 쎈 약으로 부터 위를 보호할 위보호제가 세 가지 약물입니다. 이외에도 의사의 재량에 따라 약물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약물을 처방받아 복용한다고 해서 증상이 몇 시간만에 말끔하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감기에 걸려 감기약을 먹게 되면 증상이 좀 완화가 되지만 즉시 낫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분들에서 급성 방광염에 걸릴 위험성이 증가할까요? 교과서적으로 보자면 이외에도 다양한 위험요소들이 있지만 다음의 위험요소들 정도만 신경쓰면 되겠습니다:

 

  • 왕성한 성적 활동
  • 피임용 격막, 살정제 등의 사용
  • 변을 닦을 때 뒤에서부터 앞으로 닦는 행위
  • 지나치게 잦은 질세척
  • 폐경
  • 임신
  • 소변 카테터를 삽입하고 있는 경우

 

급성 방광염을 예방을 위해서는 위의 요소들 중 피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하지만 진료를 보다보면 위의 요소들과 관계없이도 수차례 급성 방광염에 걸리시는 분들을 종종 보게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급성 방광염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급성 방광염은 증상이 워낙 분명한 편이기 때문에 한 번 걸려보신 분들은 재차 걸렸을 경우 단번에 인지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전에 걸렸던 것처럼 이번에도 가볍게 지나가겠지 하고 쉽게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요로감염은 주로 요도에서부터 시작되어 위로 타고 올라가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급성 방광염을 방치하였을 경우 앞서 언급한 급성 신우신염 등으로 악화될 수 있으므로 빨리 치료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 그럼 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고 다음 주제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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