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 오기입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상복부 통증이 종종 있으신 분들은 이번 글에 주의를 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단순이 위경련의 증상을 수도 있지만, 다른 문제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오기의 의학상식에서 다룰 내용은 바로 담석증(쓸개돌)입니다.
담석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간-담-췌 기관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어려운 것은 아니니 아래의 사진을 우선 봐 주시기 바랍니다.
간-담-췌는 말 그대로 간(liver), 담도(bile duct), 췌장(pancreas)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어렴풋하게 보기에는 이게 꽤 복잡해 보입니다만, 목적은 한 가지에 있습니다. 바로 소화효소의 생산, 저장 및 분비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복잡하게 되어있냐고 물으신다면, 그건 저도 알 수 없습니다)
여기서 일단 간과 췌장은 돌이 생기는 경우가 매우 드물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주로 담석이 생기는 곳은 담도계(biliary system)이기 때문입니다.
위의 사진은 담도계를 나타낸 모식도입니다.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고 생각하실 수 있으므로 훨씬 간략하게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본 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췌장 쪽은 일단 무시하셔도 됩니다.
우선 간은 약물의 해독, 혈액 응고인자의 생성, 인슐린 및 호르몬의 분해 등 정말 다양한 기능을 합니다. 그 중 오늘 주목해야 될 점은 바로 담즙의 생산입니다. 담즙은 간단하게 장에서 지질을 소화는 역할을 한다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간에서 생성된 담즙은 담도계를 통해 장으로 배출됩니다. 여기서 거치게 되는 통로들이 위 사진에 나와있는 부위들입니다.
여기서 더 간단화시키면, 간에서 분비된 담증은 간관(hepatic duct)를 통해 담관(bile duct)를 거처 바터 팽대부(ampulla of Vater)에서 십이지장(duodenum)으로 분비됩니다. 담즙이 내려오는 이 담도에는 담낭(gallbladder)이 붙어있는데, 일시적으로 담즙을 저장하는 창고같은 역할을 합니다.
장황하게 설명을 드렸지만, 결국 담석은 이 담도계에서 발생하는 결석입니다.
담석은 담즙의 과포화(supersaturation), 담즙 내 핵화(crystal nucleation), 담낭 운동성 저하(gallbladder dysmotility)의 복합적인 과정을 통해 생산됩니다. 이 이상의 깊은 자세한 내용은 굳이 알 필요 없습니다.
이렇게 생성된 담석은 그 위치에 따라 간관 내에 있으면 간내담석(intrahepatic duct stone), 담관 내에 있으면 담관담석(bile duct stone), 담낭 내에 있으면 담낭담석(gallbladder stone) 등으로 명명됩니다.
이렇게 돌이 담도계의 특정 구역을 막게 되면 담즙의 분비가 막히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배출되지 않은 담즙이 정체가 되며 담도계(특히 담낭)의 압력이 올라가게 되며 복통이 발생하게 됩니다.
담도계는 우리 복부의 오른쪽 위에 위치하기 때문에 담석에 의해 발생하는 복통은 우상부 및 심와부(명치) 통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통증은 지속적이며 갑작스럽게 시작되어 수 시간을 지속하다 서서히 또는 갑자기 소실되기도 합니다. 만약 그 이상의 기간동안 오래 통증이 지속될 경우에는 다른 질병을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만약 막힌 담석에 의해 염증이 발생하면 담낭염(cholecystitis) 혹은 담도염(cholangitis)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해당 질병들은 추후 포스팅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담석을 진단하기 위해 필요한 검사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요?
진단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검사는 바로 복부 초음파 검사 입니다. 초음파 검사는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빠른 시간 내에 실시간으로 복부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굉장히 강력한 진단 도구입니다. (물론 초음파 검사의 단점 또한 존재합니다)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여 담석의 유무를 확인하면 진단이 됩니다. 어지간한 돌은 다 보이지만,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 시행해볼 수 있는 검사들로 방사성 동위원소 스캔과 복부 CT 검사 등이 있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돌이 발견될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당수의 담석이 특별한 증상 없이 건강검진 단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굳이 제거를 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봅니다.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담석을 무리하게 침습적인 방법으로 제거할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약 담석에 의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복통 등의 증상이 발생할 경우에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담석의 위치에 따라 담낭담석의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담관담석의 경우에는 내시경적으로 제거를 할 수 있습니다.
콜레스테롤 담석증의 경우에는 가끔씩 우르소데옥시콜산(ursodeoxycholic acid), 즉 우루사에 의해 융해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수년간의 약물 복용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오늘은 담석증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담석증은 동양인에서 더 잘 발생한다고 하는데요, 혹시 건강검진에서 담석이 발견되더라도 너무 낙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증상이 없는 담석은 굳이 치료가 필요하지 않으며, 증상이 있더라도 담낭절제술 등의 수술은 크게 위험이 높지 않은 수술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추후 이어지는 급성 담낭염과 급성 담도염 등의 포스팅에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담석증과 관련된 다른 질환들로 아래 포스팅들을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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