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담관염 - 위험한 복통의 원인 [Acute cholangitis]

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 오기입니다.

 

 

어쩌다 보니 시리즈물처럼 연관된 주제에 대하여 포스팅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 다루고 있는 병들이 아무래도 같은 원인에 의해서 파생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지난 두 포스팅에서는 담관계에 돌이 있는 담석증, 그리고 쓸개의 돌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담낭염에 대하여 다루어보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담석증(쓸개돌) - 돌 때문에 배가 아플 수도 있다 [Cholelithiasis, gallstone]

 

급성 담낭염 - 쓸개가 부었습니다 [Acute cholecystitis]

 

 

이번 오기의 의학 상식에서 설명해드릴 질환은 급성 담관염(Acute cholangiti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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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급성 담낭염 포스팅에서 설명드린 것과 마찬가지로, 급성 담관염 또한 담석증에 의해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입니다.

 

 

 

 

즉, 담석이 담낭을 막게 되어 발생하는 것이 급성 담낭염이었다면 담석이 담관을 막게 되어 발생하는 것이 급성 담관염인 셈입니다.

 

 

담관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지방의 분해를 위해 소장(십이지장)으로 내려오는 통로입니다. 이 통로에 담석이 위치하게 되면 어떠한 결과가 발생할까요? 당연히 담즙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게 됩니다.

 

 

Dilated common bile duct (CBD) = 확장된 총 담관. 급성 담관염의 CT 소견.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는 담즙은 담관 안에 머무른 상태가 되며, 음식물의 소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만들어지는 담즙 또한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게 되며 계속 담관에 쌓이게 됩니다. 담즙의 배출이 되지 않으면서 담관에는 담즙의 양이 계속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담관이 확장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지난 글에서 언급하였듯 "고인물은 썩습니다." 급성 담도염에서와 비슷하게, 급성 담관염에서 결과적으로 고인 담즙에 소장에서 부터 타고 올라온 균이 염증을 일으키게 되어 급성 담관염이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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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담관염에서는 샤르코세증후(Charcot's cholangitis triad)라는 세 가지의 대표적인 증상이 있습니다. 각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황달 : 피부, 공막, 점막 등의 신체 부위가 노랗게 변하는 증상
2. 발열 : 몸의 체온이 정상 이상으로 높아지는 증상
3. 산통(우상복부 통증)

 

 

급성 담관염의 증상 : 황달, 발열, 우상복부 통증

 

 

세 가지의 증상 중 우상복부의 통증은 지난 글의 주제였던 급성 담낭염에서도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증상이었습니다. 하지만 급성 담낭염에서와는 반대로 급성 담관염에서는 황달 및 발열 증상이 동반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급성 담낭염보다는 급성 담관염은 잠재적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중증도가 더 높습니다. 그러므로 샤르코세증후(Charcot's triad)의 증상들이 있다면 가볍게 생각하여서는 안 되고,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검사를 받아보고 진단이 될 경우에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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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담관염이 증상이 있을 경우 병원에서는 혈액검사를 통해 염증 수치와 간 관련 수치들의 상승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합니다. 발열이 동반된 환자들에서는 혈액 균 배양검사를 통해 추후 균이 자랄 경우 감수성이 있는 항생제를 선택하는데 참고하게 됩니다.

• 염증 수치 : WBC, ESR, CRP 등
• 간 관련 수치 : LFT (AST, ALT) 및 bilirubin, ALP, GGT 등

 

 

급성 담관염 환자의 MRCP 소견. 빨간 화살이 가리키는 검은색 원은 총담관의 결석이다.

 

혈액 검사와 더불어 영상 검사를 통해 담도의 결석 및 염증을 확인하여 급성 담관염을 확진하게 됩니다. 이 때 시행해 볼 수 있는 검사로는 복부 초음파, 복부 CT, 내시경적역행담췌관조영술(ERCP, endoscopic retrograde cholangiopancreatography), 자기공명담췌관조영술(MRCP, magnetic resonance cholangiopancreatography) 등이 있습니다.

 

 

총담관결석의 초음파 소견

 

 

교과서적으로는 현재까지 ERCP가 가장 적당한 검사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외래 단계에서는 급성 담낭염 때와 마찬가지로 초음파 검사를 통해 의심을 한 뒤 CT 검사에서 담관의 담석 및 담관 확장을 확인하여 진단을 합니다. 응급실에서는 초음파를 건너뛰고 바로 CT 검사를 시행합니다.

 

 

ERCP 검사의 경우 가장 좋은 검사이나 내시경을 통해 시행해야 하는 침습적인 검사이고, 시술자가 숙련된 소화기내과 의사여야 한다는 한계점 때문에 진단 단계에서 우선순위로 시행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ERCP의 경우 급성 담관염의 치료에는 반드시 필요한 시술인데, 자세한 것은 조금 더 아래에서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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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담관염 환자에서는 감염이 진행하여 해결되지 않으면 점차 패혈증(sepsis) 및 패혈성 쇼크(septic shock)가 진행되게 됩니다. 때문에 적절한 수액요법을 통한 혈압 등의 안정화와 항생제 투약을 통한 염증의 해결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대증적인 치료 없이는 점차 상태가 악화되어 심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제 경험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이렇게 간-담-췌 쪽으로 부터 발생한 패혈증이 심각성에서는 TOP 3 안에 든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액과 항생제는 꼭 필요한 치료이긴 하나 급성 담관염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내시경적역행담췌관조영술(ERCP) : 내시경을 통해 담도에 접근하여 막고 있는 담석을 제거할 수 있다

 

 

진단에 있어 우선순위가 높지 않은 내시경적역행담췌관조영술(ERCP)는 진단적인 목적 외에 총담관담석의 치료에도 사용됩니다.

 

 

즉, 내시경을 이용해 구강, 식도, 위, 십이지장으로 넘어간 뒤에 담도를 타고 올라가 보이는 담석을 제거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시술은 그냥 말로만 들었을 때는 간단하게 보일지 몰라고 상당한 전문성이 필요한 시술입니다.

 

 

한 가지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은 환자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활력 징후가 불안정하여) ERCP를 시행할 컨디션이 되지 않을 경우입니다. 이럴 경우에는 돌의 제거보다는 감염의 해결을 우선해야 합니다.

 

 

항생제의 사용은 물론 경피경간 담도 배액술(PTBD, percutaneous transhepatic biliary drainage)을 통해 정체되어 염증이 발생한 담증을 몸 밖으로 빼내어 주어야 합니다. 경피경간 담도 배액술이란 말 그대로 관(카테터)을 피부와 간을 통과하여 담도에 접근한 뒤 담즙을 빼내어 주는 것입니다.

 

 

ERCP를 통해 담석도 제거가 되었고, 항생제 치료 등을 통해 감염 또한 해결이 되었다면 급성 담관염은 완치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담석이 또 발생할 수 있어 재발의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어 담석의 예방을 위해 콜레스테롤이 많은 식품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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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담관염은 비교적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응급실에서 복통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종종 마주하곤 하는 질환입니다. 젊은층에서는 거의 없으나 특히 노인 환자에서는 이따금 마주하게 되는 질환입니다.

 

 

독자 분들은 이러한 점을 유의하시어 본인 또는 주변의 사람이 급성 담관염의 증상이 보일 경우 꼭 병원을 방문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