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상풍 - 다쳤을 때 주사를 맞아야 하는 것인지 [Tetanus prophylax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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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 오기입니다.

 

 

감염을 치료 또는 예방하기 위해서 우리는 항생제라는 약물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열상으로 응급실을 방문하여 봉합을 마친 뒤 귀가하기 전 항생제 주사를 맞는 것을 많은 환자분들께서 알고 계세요.

 

 

그렇지만 막상 주사를 맞을 때 보면 한 대가 아니라 두 대 혹은 세 대를 맞는 경우가 있는데요, 많은 분들께서 종종 주사를 왜 이렇게 많이 맞느냐 불만을 제기하시고는 한답니다.

 

 

오늘의 오기의 의학상식에서는 봉합 후 추가적으로 맞게되는 파상풍 주사에 대하여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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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상풍이란 파상풍균(Clostridium tetani)에 의해 감염되어 발생하는 근육경련(muscle spasm)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입니다. 전세계적으로 매년 약 10만 명의 사람들이 감염이 된다고 하며, 감염 되었을 경우 사망률이 약 35-40% 정도에 육박할 정도로 치명적일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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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상풍균 (Clostridium tetani)

 

 

우리나라에서는 워낙 예방접종 시스템이 잘 되어있어 파상풍은 드물다 못해 굉장히 희귀한 질환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추후 다루어 볼 주제인 여러가지 소아 예방접종에 반드시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걸릴 경우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파상풍균은 흙(토양)과 동물의 분변에 활성화되지 않은 포자(spore) 상태로 흔하게 존재하고 수년간 생존해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농경 지역에서는 가축 등의 피부에도 존재하며, 이외에도 녹슨 쇠 등에도 있습니다.

 

 

그리하여 비활성화되어 있던 파상풍 균이 손상되고 죽은 조직에 달라붙게 되면 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되어 본격적으로 감염이 진행되게 됩니다.

 

 


 

파상풍에 걸렸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은 대표적으로 앞서 언급한 근육경련이 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자면 입벌림장애 부터 시작하여 얼굴 근육의 경직 등이 발생하고 이후 점차적으로 전신으로 근경련이 퍼져나가는 양상으로 발생합니다.

 

 

증상이 전신적으로 퍼져나갔을 경우에는 후궁반장(opsithotonus)라는 보기만 해도 아프고 끔직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후궁반장은 몸이 등쪽으로 활처럼 굽게 되는 증상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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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궁반장 (opisthotonus)

 

 

파상풍의 진단은 임상적으로 시행합니다. 주로 파상풍 예방접종을 받은 적이 없는 환자들에서 토양 혹은 녹슨 칼 등에 의해 상처를 입게되었지만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있던 중 근경련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혹은 위에 언급한 후궁반장이 보인다면 파상풍 증상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서론으로 돌아가서, 항생제 주사를 맞으면 되지 왜 따로 예방주사를 맞느냐라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답 부터 말씀드리자면 아쉽게도 항생제는 파상풍의 치료에 있어 굉장히 제한적인 유용성만을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토양, 녹슨 칼 등의 지저분한 물체에 의해 상처를 입었을 경우 적극적인 예방접종을 통해 파상풍을 예방하여야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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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는 파상풍에서 큰 효과가 없다 [Desired injection by torange.biz, https://torange.biz/desired-injection-18873, CC BY]

 

 

적극적으로 파상풍 예방접종을 시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걸리게 된다면 치료는 대증적(supportive) 치료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증적 치료란 증상에 맞춰서 그 증상의 호전 또는 완화를 목표로 하는 치료입니다. 즉, 질병의 원인을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몸이 극복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돕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가장 우선적으로 시행받아야 할 치료는 근육의 경련이 오는 만큼 몸의 호흡근육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할 것에 대비하여 기도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심한 경우에는 기관삽관을 하여 기계호흡을 통해 호흡을 보조해주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파상풍 항체 등의 면역요법과, 감염된 상처의 적극적인 괴사 조직 제거(debridement), 근육이완제의 사용 등이 치료의 근간이 되겠습니다.

 


 

파상풍의 무서움을 언급해 드렸으니 이번에는 희소식을 알려드릴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다행이도 파상풍은 단순한 예방접종을 통해 수년간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즉, 예방접종만 잘 챙긴다면 이 무서운 병에 걸릴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한 셈이지요.

 

 

다음 표는 이렇게 중요한 파상풍 예방접종을 언제 맞아야 할 것인지 나타낸 표입니다:

 

 

파상풍 예방접종
  깨끗하고 경미한 상처 기타 상처
과거 파상풍 접종력 예방접종 항체주사 예방접종 항체주사
모르거나 3회 미만 필요

불필요

필요 필요
3회 이상 불필요 불필요 필요 불필요

 

 

좀 복잡하고 잘 와닿지 않지요? 사실은 표에는 이런저런 사족이 추가로 붙어 있기도 하고, 일반인 보다는 의료진이 진료할 때 참고해야 할 표입니다.

 

 

글을 읽으시는 일반인께서는 그냥 과거에 예방접종을 받았을 경우에는 굳이 예방접종을 맞을 필요가 없으나 접종을 받은적이 없거나 기억이 나지 않을 경우에는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정도만 알고 계시면 되겠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상처가 깨끗한 상황에서는 파상풍 주사를 맞은 기억이 없다면 예방접종만, 과거 10년 이내에 예방접종을 맞았다면 주사를 맞으실 필요가 없습니다. 파상풍 주사를 맞은지 10년이 경과하였다면 과거에 접종을 맞았더라고 예방접종을 다시 맞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상처가 더러운(흙이 묻어있는 등) 상태라면 파상풍 주사를 맞은 적이 없다면 예방접종과 항체주사를 모두 맞아야 하며, 파상풍 주사를 맞은지 5년이 경과하였다면 예방접종만 맞을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은 낯익으면서도 생소한 파상풍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요약을 하자면 상처를 입어 병원에 갔을 때 10년 이내에 파상풍 주사를 맞은 기억이 없다면 파상풍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오늘도 글을 읽어주시어 감사드리며, 다음 주제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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